감정 감별人 #8(감정에 관심을 갖게 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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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감별人 #8(감정에 관심을 갖게 된 이야기)
  • 이지현 보호관찰위원(심리상담사)
  • 승인 2019.12.15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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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고 남을 아는 삶의 기초 작업
이지현 보호관찰위원(심리상담사)
이지현 보호관찰위원(심리상담사)

감정 감별 인에 관한 칼럼을 쓰면서 감정을 다룬 이유에 대해 말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나는 상담사의 길을 가기 전에 일중독에 깊이 빠졌던 사람이다. 컴퓨터 공학, 인테리어를 전공하고 인테리어 회사에 다니다가 퇴사 후 입시학원에 수학강사로 오래 일했다. 낮밤이 바뀌는 삶을 정리하고 입시컨설턴트로 일하면서 나를 만난 학생이 적어도 수학 때문에 꿈을 포기 하지 않도록 애썼다. 예리하고 빈틈없는 사람으로 살아내야 하다 보니 어느덧 나의 내면은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쪽으로 기울고 있었는데 그때는 잘 몰랐다.

 

인생의 힘겨움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상담사를 만나게 되었고 내가 감정의 어떤 단어도 마음으로 느끼고 있지 않음을 알게 되어 충격을 받았다.

고통을 느끼지 않으면 편하고 좋을 것 같은데 기쁨과 행복도 함께 사라져 버린다. 무언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 오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더 큰 공허감을 불러일으킨다. 귀한 한분의 섬김으로 나는 분노, 외로움, 우울감, 무기력한 감정을 먼저 만났다. 아프고 힘겨웠지만 그게 나인 것을 인정하고 나니 편했다. 참 오랜 시간을 고통과 씨름하면서 서서히 내 안에 슬픔이 거쳐 갔다. 그 이후 평안함, 친밀함, 환희를 알게 되었고 이제는 고독의 자리에 성큼 갈 줄 도 안다. 그러면서 컸다. 꽤 제법 어른답게

조금씩 마음에 여유가 생겨 주변을 보니 온통 나 같은 사람이더라. 무언가 쫓기며 살아가고 있는데 아무런 느낌 없이 그저 생활하는 사람들 천지다. 내가 요즘 바쁜 이유다. 쉬지 못한다면, 끊임없이 무엇을 위해 달리고 있다면 한번쯤 멈춰서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사는지, 그래도 괜찮은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본인은 안다.

감정을 잃어버리면 어린아이로 살아야 한다. 고통을 피하면 내면이 클 수 없다. 60-70대가 되었는데 10대의 사고방식으로 살아간다면 나로 인해 주변이 어려워진다. 타인의 필요가 보일 리 없다. 경험해본 나로선 선택이 아니라 감정을 아는 것이 필수사항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느끼고 또 잘 표현하고, 타인에게 적절하게 반응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어느새 멋진 사람으로 꽤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

이젠 내가 나를 봐줄만 하다.

좀 부족해도 구박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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