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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이 똑똑해졌다고? 서울시, 시민이 발굴한 생활문제 디자인으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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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이 똑똑해졌다고? 서울시, 시민이 발굴한 생활문제 디자인으로 해결
  • 서울포커스 기자
  • 승인 2022.12.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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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생활문제 제안‧디자인으로 해결'디자인거버넌스' 6개 프로젝트 결과 발표
사업 오리엔티어링

[서울포커스신문] #.대학생 김지윤씨는 어느 봄날, 벚꽃이 흩날리는 감성샷을 찍기 위해 나뭇가지를 흔들어 SNS 사진을 촬영하는 시민들을 보고 올바른 공원 이용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공원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을 유도하는 방법이 없을까는 고민하던 중 ‘서울시 디자인거버넌스 문제발굴 공모전’을 통해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직접 팀원으로 참여하며 디자인 개발에도 힘을 보탰다.

#.한창희씨는 삶의 끝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죽음에 대해 대비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다. 특히 가족주의가 강한 한국사회에서 부모님과 함께 죽음을 언급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였다. 한씨는 죽음에 대한 인식 개선과 이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서울시 디자인거버넌스’에 제안했다.

시민이 일상의 공공 문제를 ‘제안부터 구현까지’ 전 과정을 함께 추진하는 서울시 ‘디자인거버넌스’를 통해 총 6개 사회문제 해결 디자인이 개발됐다. 존엄한 죽음 길라잡이, 공원 이용정보 증강현실(AR)서비스, 학대아동의 마음치유 인형과 놀이키트, 북촌 유휴공간 개선 디자인, 청년세대의 건강한 성문화 소통 툴킷 및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을 위한 행동유도 디자인, 위로를 위한 책 구독 서비스이다.

서울시 ‘디자인버거넌스’는 시민이 시 홈페이지나 워크숍 등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시민이 투표해 사업을 선정하며 디자인 개발과 솔루션 도출도 시민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6개 사업에는 다양한 분야의 시민, 디자인 전공 학생, 기업 임직원 등 총 200여 명이 함께 했다.

‘디자인거버넌스’는 시가 ’15년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올해는 시민제안팀, 기업협력팀, 대학연계팀으로 총 6개의 팀이 사회문제해결을 위에 힘을 모았다.

시민제안형 : 시민이 제안한 주제를 선정하여 모집공고를 통해 10~15명이 팀을 이뤄 참여했다. 5개월여 동안 주제별 리서치, 현장조사, 아이디어 회의, 디자인 개발 등 매주 1회 이상 모여 문제를 다각도로 진단하고 아이디어를 냈다. 또 50여 명의 이해관계자와 전문가가 팀별로 매칭돼 전문성을 뒷받침했다. 전문가들을 지속적인 자문, 전문 디자이너와 관계 기관과의 협업으로 최종 솔루션이 완성됐다.

기업협력형 : 사회 공헌 활동 의지가 높은 기업들과 협력하여 기업의 재능기부를 통해 디자인을 구현 및 캠페인 추진 등 동참하여 공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했다.

대학연계형 : 공모를 통해 참여 참여대학을 선정하여 서비스디자인학과 대학원생들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공공디자인’이라는 주제로 1학기 수업과 연계하여 공동디자인 과정을 통해 솔루션을 도출했다.

2022년 사업은 총 6개(시민제안 2건, 기업협력 2건, 대학연계 2건)다. 시민제안으로 ▴올바른 공원 이용을 유도하는 서비스디자인 ▴행복한 삶을 위한 존엄한 죽음(웰다잉) 서비스디자인 / 기업협력으로 ▴학대피해아동을 위한 마음치유 디자인 ▴북촌 유휴공간 개선을 위한 공간디자인 / 대학연계로 추진된 ▴청년세대의 건강한 성문화 형성을 위한 소통디자인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을 위한 서비스디자인이다.

올바른 공원 이용을 유도하는 서비스디자인 : 시민들이 미쳐 알지 못해 지키지 못한 공원 에티켓, 그로 인해 늘어가는 공원 내 금지 사인들, 시민들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이용자와 관리자가 제대로 된 소통이 된다면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공원에 대해 맞춤형 정보제공을 통해 올바른 행동유도를 이끌어 내는 디자인 ‘더 똑똑해진 공원 길찾기’가 탄생했다. 공원 이용자 행태에 따라 필요로 하는 공원 정보를 증강현실(AR)기술을 통해 누구나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고, 공원에서 꼭 지켜야 하는 기본 에티켓을 환경을 상징하는 캐릭터 고래, 북극곰 등 이미지와 소리로 자연스럽게 인지하도록 했다.

화장실, 음수대, 구급약 비치, 매점, 유모차 및 휠체어 대여장소 등 관리자 중심이 아닌, 이용자인 시민들이 궁금하고, 헷갈려 하는 공원 내 13개의 편의시설 시설 위치를 GPS기반의 증강현실(AR)로 구현하여 누구나 쉽게 가상으로 길을 똑똑하게 안내한다.

쓰레기 분리수거, 전동 킥보드 탑승, 화단 진입 금지 등 공원 에티켓이 잘 지켜지지 않는 5곳을 서울숲 관리부서와 함께 선정하여 친근한 캐릭터와 함께 자연스럽게 이용정보를 인지하고 행동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내년 1월부터 서울숲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더 똑똑해진 공원 길찾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누구나 웹으로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와 연계하여 게시한다.

행복한 삶을 위한 존엄한 죽음(웰다잉) 서비스디자인 : 생애말기 존엄한 죽음을 대비하고 싶지만 막막하기만 했던 시민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죽음을 터부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의 단초가 되지만 작성에 대한 부담과 허탈감 등 접근이 쉽지 않았다. 또한 등록기관을 방문하여 작성 시 어려운 법적 용어와 상담사의 깊이가 다른 안내, 작성자가 꼭 알고 싶은 정보와 꼭 알아야 할 정보의 차이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으며, 가족에게 알려야 효력이 발생함에도 이를 어려워했다.

19세 이상의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향후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됐을 때를 대비하여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향을 문서로 작성할 수 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85.6%는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반대하지만, 자신의 연명의료 중단 결정 의사를 사전에 직접 작성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등의 실천율은 4.7%에 불과하다.

존엄한 죽음 길라잡이 ‘소중한 선택 그리고 기억’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도와주는 안내꾸러미 ‘소중한 선택’과 ▴존엄한 죽음과 삶의 의미를 가족 및 지인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억’ 대화카드, ▴스스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소중한 기록’ 노트가 구현됐다.

‘소중한 선택’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의미, 효력, 취소 및 변경 가능 등 누구나 쉽고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꾸러미이다.

‘소중한 기억’은 삶의 되돌아보며 기억을 정리하는 시간, 연명의료 결정제도에 대한 이해, 장례에 대한 선택과 결정에 대한 3가지 주제로 질문을 통해 대화를 유도하도록 구성된 대화카드이다. 이를 통해 스스로 적어보는 ‘소중한 기록’ 노트도 함께 제공된다.

젊은층부터 노인층까지의 일반시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사, 존엄한 죽음에 대한 교육 기관, 심리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이해를 돕고, 작성자가 잘 몰랐거나 꼭 알아야 하는 6가지 내용들을 쉽고 명확하게 담았다. 이를 매개체로 존엄한 죽음(웰다잉)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기관인 강서노인종합복지관, 은평구보건소, 사단법인 희망도레미를 통해 선도 운영 할 예정이다. 시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거버넌스 홈페이지를 통해 오픈소스로 공개된다.

학대피해아동을 위한 마음치유 디자인 : 학대 신고 후 피해 아동이 겪게 되는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호야토토 키트’는 작년에 이어 12개의 민관학 연합 봉사단체와 협력하여 아동학대를 반대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한 아동담당관 아동학대대응팀과 연계하여 아동학대 대응체계에 따라 25개 자치구 아동학대전담공무원과 11곳의 아동보호전문기관 및 쉼터 5곳에 봉사자들과 완성한 ‘호야토토 키트’ 500개를 전달했다. 이는 24년까지 지속 후원할 예정이다.

용산 소재 민관학 연합 봉사단체인 ‘용산 드래곤즈’와 함께 지난 11월 16일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을 진행했다. 아동학대 예방의 날(11월 19일)을 앞두고 아동 학대 예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서울시 및 용산드래곤즈 12개 회원사 임직원 4천여 명은 이날 ’18년도에 디자인 거버넌스를 통해 개발된 학대피해 아동의 마음을 치유하는 캐릭터 ‘호야토토’가 전달하는 메시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했다.

이와 함께 용산역 광장에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학대 피해 아동들에게 전달할 호야토토 인형과 헝겊책, 말랑이 키트 500개를 제작하여 손수 적은 메시지 카드와 함께 서울시 25개 자치구 아동학대전담공무원과 11곳의 아동보호전문기관 11곳, 쉼터 5곳에 전달했다.

북촌 유휴공간 개선을 위한 공간디자인 : 지역사회 흉물로 방치된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개선하고자 시작했다. 새롭게 문을 연 북촌 중간집은 사무실 이전 후 폐쇄된 북촌도시재생지원센터의 별관을 지역주민에게 환원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 크리에이티브 센터 디자이너들의 재능기부로 현실화됐다.

북촌이 지닌 한국적 아름다움과 풍부한 문화 예술 인적자원에 비해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역적 특성에 주목하여 북촌을 ‘방문’한 사람이 아닌 ‘북촌 사람’을 위한 공간으로 북촌 마을의 주민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구현했다.

’가회동 중간집’은 ‘嘉(아름다울 가)+ 會(모일 회)’의 한자 의미를 가져와 ‘기쁘고 즐거운 모임을 위한 공간, 가운데 집’이라는 뜻으로 집과 집 중간에서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 주는 또 하나의 집, 주민을 위한 공간이다.

청년세대의 건강한 성문화 형성을 위한 소통디자인 : 20대 청년들은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전환되는 시점으로 그 역할과 책임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연인간의 상호 소통을 통해 함께 올바른 성적 가치관을 정립하고, 건강한 성적 의사 결정능력을 향상하여 책임있는 행동을 유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청년의 건강하고 바람직한 성문화 형성을 추구하기 위해 연인 사이에서 각자가 스스로 성적 의사 결정 능력을 진단하고, 서로의 가치관을 알고, 의사 결정 상황을 연습해 보며 공동의 목표에 따라 미래를 계획해 보는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성적 의사결정 영역. 사랑과 성관계, 피임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통해 개인은 본인에 대해 먼저 판단하게 되고 연인과 함께 서로가 추구하는 성 건강 지침을 공유할 수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을 위한 서비스디자인 : 대부분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임에도 그 기준이 모호하여 인지하지 못하거나, 일반적인 행태라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감가는 스토리를 통해 문제 인식을 제고하고 나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발견하기 위한 유형 진단 테스트를 진행하여 일상 속 실천 가능한 솔루션 제시했다.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친근한 캐릭터 ‘너두니’와 함께 웹툰형식으로 제공하여 스스로 스마트폰 과의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캠페인을 완성했다.

스마트폰 사용 유형 진단 테스트 결과에 따라 후유증형, 집착형, 모범형, 과몰입형, 무의식형, 과의존형, 과시형의 7개의 유형을 통해 일상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여 행동을 유도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협업하여 스마트쉼터와 서비스를 연계하여스마트폰 과의존에 대해 전문적인 연령별 척도 기반의 진단 및 상담 연결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21일 14시 서울시청 대회의실(3층)에서 ‘디자인거버넌스’ 사업에 참여한 시민들이 모여 한 해 결과를 공유하고 그 결과물들을 소개하는 '디자인 톡톡쇼'를 개최한다. 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이번 행사에서는 6개 사업에 대한 결과발표와 사업별 결과물을 소개한 판넬, 과정을 담은 영상 등이 전시된다. 또한 존엄한 죽음(웰다잉) 솔루션 ‘소중한 기억 및 기록’ 등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또한 참여 시민들에게는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거버넌스 활동에 참여한 점을 인정받아 시장상장이 수여된다.

한편,'디자인거버넌스' 사업을 위한 시민 제안은 누구나 서울 디자인거버넌스 누리집을 통해 올릴 수 있다. 시는 그동안 홈페이지를 통해 올라온 의견을 모아 4~5월 중 2023년 사업주제를 선정․추진할 예정이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디자인거버넌스의 주제들은 대부분 공공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고,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시민의 수요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최근 서울시 디자인거버넌스 운영 노하우에 대한 다양한 기관들의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 사업의 노하우 뿐만 아니라 시행착오까지 공유하는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다양한 부서 및 기관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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