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 서울 중구가‘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자살 예방 사업’을 실시한다.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위기 상황 발생 전 적기에 개입해 자살 취약계층의 극단적 선택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다.
대상은 ‘지역 자활센터를 이용하는 자활근로자’ 100명이다. 중구 주민의 정신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자살 고위험군에 주기적인 선별 검사을 실시하고 필요시 전문가의 심층 상담까지 연계한다. 고위험군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적기에 제공해 이들이 극단적 선택의 기로에 놓이지 않도록 막겠다는 것이다.
우선 구는 자활근로자를 대상으로 우울·불안·음주·스트레스 등 ‘정신건강에 대한 자가 검진’을 연 3회 실시한다. 이를 토대로 변화 및 추이를 관찰해 심층 상담이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1:1 평가 상담’을 제공한다. 상담을 통해 자살의 위험성, 치료 이력, 일상생활 영위의 어려움 등을 파악해 ‘정신건강의학과에 연계’한다. 지속적인 사례관리와 모니터링을 통해 대상자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스트레스 및 우울, 자살 예방을 주제로 한 교육도 진행한다. 극단적 선택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음주에 대해서도 회복지원팀(회복자 상담가 2인, 실무자 1인)을 꾸려 알코올 고위험군에 상담과 자조 모임을 제공할 계획이다.
1월에 진행된 선별 검진에 참여했던 자활센터 이용자는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다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는데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라며, “최근 들어 마음이 힘들고 계속 불안했는데 검진을 통해 내 상태를 알게 되니 마음이 한결 놓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술을 마시면 자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고 해야 할까, 무서운 게 없어져 스스로도 큰일 날 수도 있겠다 싶은 순간이 있다. 술을 먹지 말아야 하지만 혼자 이겨내기 어려웠다. 상담을 통해 단주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는 지역주민 정신건강상담 및 사례관리 서비스, 자살위기관리 및 자살유가족 상담, 정신건강교육 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관심있는 중구민 및 관내 기관은 센터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자가 검진도 가능하다.
생계·의료급여 수급자나 고립된 1인 가구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은 상대적으로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각종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다. 기존에는 직접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병원을 찾아가 우울 또는 불안 등 정신건강을 점검해야 했다면 이제는 구가 먼저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정신건강을 보살피겠다는 취지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으로 우리 주위의 소중한 생명이 사그라지는 일은 없게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회에서 소외된 분들을 위해 다양한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자살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