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구행, 두마리 토끼?…'여론전+정치적 존재' 커졌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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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구행, 두마리 토끼?…'여론전+정치적 존재' 커졌다(종합)
  • 서울포커스 기자
  • 승인 2021.03.03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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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대구고검·지검 방문 일정을 마치고 검찰청사를 떠나고 있다. 2021.3.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포커스신문]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장은지 기자 = 청와대가 자제하라며 불쾌감을 표시했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검찰의 수사권 박탈은 검찰 존폐가 달린 일일 뿐 아니라 헌법정신 위배라는 생각을 거침없이 피력했다. 윤 총장이 청와대의 자제 요구에도 갈수록 '센 발언'을 내놓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총장은 174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입법을 밀어붙인다면 사실상 막을 길이 없기에 대국민 여론전의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 총장은 3일 "지금 진행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며 여권의 중수청 설치 추진을 비판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중수청 설치는) 헌법 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직을 100번이라도 걸겠다"며 결기를 드러낸 윤 총장이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직접 재확인한 셈이다.

그는 "정치·경제·사회 제반 분야에서 부정부패에 강력 대응하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의무"라면서 "재판의 준비 과정인 수사와 법정에서 재판 활동이 유기적으로 일체돼야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윤 총장은 수사·기소 분리가 결국 검찰 폐지이고 이로 인해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처벌하지 못하면 국민 피해만 커진다는 걸 반대 명분으로 내세웠다.

오후 2시 시작된 간담회와 만찬은 오후 9시가 다 돼서 끝났다. 윤 총장은 오후 8시56분쯤 청사를 빠져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진 않았다. 다만 "인사권자 눈치를 보지 말라했는데 인사권자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그건 우리가 늘 선배들한테서 들었던 당연한 얘기"라고 여지를 남겼다.

윤 총장은 간담회에서도 "수사 지휘나 수사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송만 하는 것은 검찰의 폐지와 다름 없고 검찰을 국가법무공단으로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검찰의 수사권이 폐지되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후퇴하며 피해자는 국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권을 향해 "나를 내쫓고 싶을 수 있다"며 "다만 내가 밉다고 해서 국민의 안전과 이익을 인질 삼아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윤 총장은 "자리 그까짓게 뭐가 중요한가"라며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도 다시 표명했다.

청와대는 윤 총장의 공개 반발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할 것"이라고 윤 총장에 경고장을 날렸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윤 총장의 정면 대응에 "행정부를 통할하는 총리로서 국민을 선동하는 윤 총장의 발언과 행태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도 "직접 만나 얘기하면 좋은데 이렇게 언론과 대화하니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며 "좀 부드럽게 말씀하시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대구고등검찰청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3.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그동안 윤 총장은 청와대와의 갈등 논란이 커질 것을 우려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수사지휘권 발동과 징계 청구 및 직무배제 형국에서도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다. 당시 윤 총장이 견디지 못하고 사퇴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윤 총장은 직을 걸기보다 무대응 혹은 검사 상대 강연 및 간담회 등의 간접 의견 표명에 그쳤다.

하지만 임기가 4개월 여 남은 현재 윤 총장이 현실적으로 쓸 수 있는 카드가 없기에 국민을 향한 메시지를 계속 발신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형식 역시 비공개 석상의 발언이 아닌, 언론 인터뷰 등 공개적이고 전면적이다. 윤 총장이 사퇴를 거론하며 결사 반대를 위한 여론전에 돌입하자 일각에선 청와대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본다.

여당의 중수청 법안 추진에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낸 윤 총장의 이번 대구 방문은 검찰 내부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의도했든 안 했든 정치적 존재감을 도드라지게 부각시키는 효과를 낳았다는 분석도 있다.

대검찰청은 이례적으로 간담회 참석자들이 여당의 중수청 설치와 수사권 박탈 법안에 좌절과 우려를 표시했다며 검찰 내부의 격앙된 분위기를 자세히 전했다.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3위를 기록하고 있는 윤 총장의 대중적 인기를 반영하듯 이날 대구지검 앞에는 윤 총장이 도착하기 전부터 많은 지지자가 몰렸다. 꽃다발을 든 지지자들은 윤 총장의 방송 인터뷰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윤 총장의 이름을 연호했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를 찾은 윤 총장은 "제가 27년 전 늦깎이 검사로 사회생활을 첫 시작한 초임지"라며 "몇년 전 어려웠던 시기에 한 1년간 저를 따듯하게 품어줬던 고향인데 5년 만에 오니 감회가 특별하고 고향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정계 진출을 묻는 질문에는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미 사퇴 의지를 드러낸 윤 총장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언론 인터뷰와 일선 청 방문 등 지난 3일 동안 쉴새없이 움직인 윤 총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중수청 설치 반대 기조를 이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사장회의나 일선 검사들의 전국검사회의 등 집단행동 가능성도 열려있다. 그러나 국민 설득이 무엇보다 중요한만큼 중수청 설치 및 수사권 박탈의 부당성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총장도 "검사장회의를 비롯해 대응 방안을 고민 중인게 있느냐"는 질문에 "검찰 내부 의견이 올라오면 검토하겠다"고 신중하게 답했다. "중수청 법안이 강행되면 총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그런 말씀을 드리기가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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