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안팎 "공직자 4급, 뇌물액 3000만원? 수사 실효성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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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안팎 "공직자 4급, 뇌물액 3000만원? 수사 실효성 떨어져"
  • 서울포커스 기자
  • 승인 2020.07.3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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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7.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포커스신문]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당정청이 30일 내놓은 검경수사권 조정안 후속조치에 대해 검찰 안팎에선 사실상 4급 공무원만 수사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수사 실효성이 떨어지고, 실제 수사·재판 과정에서 혼선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대상자인 공무원(4급 이상)의 범죄, 뇌물액수 3000만원 이상 부패범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 경제범죄와 사기·배임 사건은 피해규모가 5억원 이상이어야 검찰이 직접수사를 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마약 수출입 범죄는 경제범죄,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범죄는 대형참사 범죄로 분류해 검사가 직접수사를 할 수 있게 구체화했다.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피신조서) 증거능력은 2022년 1월부터 제한된다. 또 검찰과 경찰에 모두 적용되는 새 수사준칙을 만들기로 했다.

검찰은 아직 공식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부부처 업무인데 다른 목소리를 내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검찰은 대통령령안이 확정될 때까지 형사사법 절차에서 인권보호, 범죄대응 역량이 약화되지 않는 관점에서 적극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와 수사권 조정, 특히 수사준칙 문제만큼은 검찰 의견이 다르지 않다"며 "법무부와 충분히 협의하고 충분히 의견개진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검찰 안팎에선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를 '4급 이상 공직자'로 제한한 건 상위법 위반이란 지적이 나온다. 검찰청법상 공직자범죄의 수사 대상이나 직급엔 별다른 제한이 없다.

3급 이상 공직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5급 이하 공직자는 경찰이 수사하며 검찰은 4급 공직자만을 수사하게 되는 것도 '편의적'이란 비판이 나온다. 또한 금액으로 수사주체를 나눌 경우 고소·고발인의 일방 주장에 따라 수사주체가 좌우될 수 있는 우려가 있고, 수사과정에서 뇌물액수나 피해규모가 확대될 경우 언제 사건을 검찰에 넘길지도 애매모호해 실무를 모르는 기계적인 잣대라는 비판도 나온다 .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부패범죄, 공직자범죄는 4급보다 윗선이나 하위직도 연결될 수 있다"며 "수사 실효성 측면에서 급수로 수사범위를 한정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우선 "부패범죄, 경제범죄는 비법률적 용어라 주가조작, 탈세 등의 수사주체를 정확히 하려면 일일이 (법을 근거로) 특정해 관할을 정확히 해야 한다. 아니면 관할을 갖고도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한 사건에서 1명은 뇌물 4000만원을 받고, 1명은 2000만원을 받으면 한 명만 검찰이 수사하고 나머지는 경찰에 떼어주느냐. 이런 식의 수사는 코미디"라며 "동일한 사실관계의 공범 수사는 한 기관에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규모 5억원 이상'의 경우도 동일 사건에서 관할이 찢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개정 검찰청법 제4조 1항 1호 다목을 들어 6대 범죄, 경찰공무원이 범한 범죄,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와 관련해 인지한 각 해당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는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에 포함돼 액수에 따라 검경 관할이 나뉘진 않는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검사 작성 피신조서 증거능력 제한의 경우 김 전 회장은 "증거능력 배제는 시대 흐름이고 공판중심주의로 가는 방향"이라면서 "권력형 범죄자, 특히 진술이 중요한 범죄는 어떻게 공소유지를 할지 세부적 각론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 변호사도 "법원 부담이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려면 합법적 감청 등 다른 증거수집 방법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술에 의존하는 형사사법체제를 갖고 있으면서 이런 식으로 증거능력을 제한하면 상당한 비효율과 낭비, 범죄의 효과적 처벌이 이뤄지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겠다"고 우려했다.

'진짜 싸움'은 새 수사준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벌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검찰 한 관계자는 "수사개시 범위 이외에 준칙 관련은 내용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알맹이'가 빠졌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준칙 마련 과정에) 검경 충돌이 심할 것"이라며 "관할이 겹치는 사건의 고소장이 접수된 경우 처리를 어떻게 할지 등에 관한 룰 세팅이 바로 수사준칙인데, 합의가 안 되면 혼란이 생기고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준칙 마련에서의 최대 쟁점으로는 수사 및 송치 절차가 꼽혀왔다. 수사권 조정안에 따라 경찰은 '불기소 의견 송치 사건'(무혐의 처리 사건)에 대한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는데, 검찰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90일 안에 경찰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 검경이 대립하면 경찰의 무혐의 판단과 검찰의 재수사 요청이 반복될 수 있어 방지장치가 필요하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실무적으로나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고 반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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