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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감별人 #5 (게으름인가? 무기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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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감별人 #5 (게으름인가? 무기력인가?)
  • 이지현 보호관찰위원(심리상담사)
  • 승인 2019.10.30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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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고 남을 아는 아름다운 삶의 기초 작업
이지현 보호관찰위원(심리상담사)

모처럼 만의 휴일이면 그동안 하고 싶었거나 미뤘던 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집에서 꼼짝 안하는 자세로 누워 지내기를 원한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게임을 하거나 온종일 TV를 보는 일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자세를 바꿔가며 아무생각 없이 늘보처럼 늘어져 있는 시간이 편안하기도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은근 내면에서는 본인에게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의미 없이 흘러가버린 시간의 아쉬움 때문이기도 하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일은 늘어져 있는 일이 아니어서 마음이 불편한 것에 가깝다.

종일 이불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고 가정 해보자. 그날 온종일 쉬고 싶어 게으름은 피운 것 일 수도 있지만 힘에 겨워 무기력하게 움직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내가 너무 지쳐서 움직일 수 없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는 것을 게으름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처럼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무기력한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가지다보면 무기력함을 자기이해의 도구로 사용 할 수 있다.

 

게으름은 할 수 있는데 안하는 것을 말하고, 무기력은 하고 싶어도 여러 이유로 활력과 용기를 빼앗긴 것을 말한다. 비슷한 행동양상 이지만 게으름은 내가 의지를 낼 수 있는 경우이고 무기력은 내 의지와는 다르게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을 말한다.

에리히 프롬(사회심리학자, 사랑의 기술저자)은 무기력을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로 심리적인 이유에서 지치는 것이 자신의 몸이 허약하거나 자주 피곤함을 느끼니 멈춰야 한다는 생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할 수 있고, 두 번째는 내안의 여러 상처들 예를 들면 사랑의 실패, 경제적 위기, 친구의 배신이나 못된 상사와의 일적인 갈등 같은 고통의 경험들로 내가 움직일 수 없다는 행동의 합리화를 만들어 무기력해 진다라고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절망적인 상황을 생각 속에서 끊임없이 만들어 냄으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무기력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무기력은 나에게 쉼의 시간을 제공해줌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의지를 내뿜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진정 내가 바라는 것은 무기력에 순응하는 자신보다는 환경과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는 진짜 내 마음을 찾기를 원한다. 방법은 프롬의 말처럼남이 바라는 나로 살지 않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가짜로 포장된 숨겨진 나 말고 진짜 삶이 주는 기쁨을 알게 된다면 조금씩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무기력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본인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어야 한다. 많이 힘든 가보네.. 그럴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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