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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폭(酒暴)도 대물림… 사회적 관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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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폭(酒暴)도 대물림… 사회적 관심 절실”
  • 신용섭 기자
  • 승인 2012.06.14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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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가족硏, ‘한국인의 음주문화, 그리고 가족’ 펴내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원장 박명순)이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음주문화에 대한 내용을 담은 이슈브리프 42호 ‘한국인의 음주문화, 그리고 가족(작성 양정선 연구위원)’을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통계청, 국세청, 식품의약안전청, 보건복지부 등이 발표한 자료(국민 1인당 음주량, 알코올 섭취량, 유병율 등)를 토대로, 한국인의 음주문화가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을 짚어보고, 음주의 대물림 등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족단위의 예방과 치료의 접근방식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19세 이상 성인 연간 소주 67병, 맥주 101병 마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전국 16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주류 섭취량 실태조사(2011년 11월)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은 WHO가 제시하는 알코올 적정섭취량보다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세청의 ‘2010년 주류출고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술 소비량은 19세이상 성인을 기준으로 소주 66.6병(360ml 기준), 맥주 100.8병(500ml 기준), 막걸리 14.2병(750ml 기준)을 소비했다. 특히 1회의 술자리에서 소주를 8잔 이상(여자는 5잔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는 주 1회 이상인 경우가 26.5%, 두 번 이상인 경우가 17.3%로 나타났다. 이러한 고위험 음주 비율이 높을 때 각종 신체적·정신적 질병으로 이환되어 진료비의 부담이 증가하고, 그로 인한 가족의 건강성에 문제가 생기게 되며, 음주운전 등 범죄로 인한 각종 사고율의 증가로 인해 사회경제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최근 10년간 알코올 문제와 관련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4.2~10.9%는 알코올 의존 상태에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지난 10년간 알코올로 인한 사망자 또한 660% 증가하는 한편, 정신병원 내 알코올 중독자들의 입원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 1,403명 중 8.1%에 해당하는 84명만이 정신의료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알코올 사용장애에 대한 치료에 대해서는 매우 소극적인 상태이다.

음주원인은 여가 활동부재, 회식위주 직장문화, 가정생활 불만족 등

우리사회는 짧은 기간 동안 급속한 환경변화를 겪었고 구성원들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의 해악을 동반한다. 실제로 통계청(2010)의「사회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인구의 77.1%가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실시한 양정선(2011)의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조사대상자의 7.7%가 우울증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락·문화 관련 지출이 한국의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현재 3.7%로 OECD 국가들의 평균인 5.5%에 비해 매우 낮다.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음주문화가 복잡한 사회구조와 환경의 변화, 취미나 여가활동의 부재, 음주 위주의 직장인 회식과 접대문화, 그리고 결혼과 가정생활 불만족에 따른 스트레스 등이 한국사회의 독특한 음주문화를 발전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과도한 음주, 가족과 지역사회까지 병들게 해

적당한 술은 행동과 사고를 능동적으로 변화시키고, 유쾌한 정서를 자극하며, 불안심리를 완화하는 등의 심리적 효과와 심장기능에 도움을 주는 약리적 효과가 있다. 그러나 과도할 경우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음주의 정도가 심한 알코올 중독자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음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 부부갈등, 신체적 손상을 입음. 결혼관계의 안정성과 음주문제 간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음주가족력을 가진 경우가 조사대상자의 47.9%로 나타났다. 음주 문제는 자신의 세대 문제로 끝나지 않고 대물림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함을 알 수 있다.

알콜 폐해 가족을 위한 구체적 사업과 가족단위 접근 필수

이러한 음주로 인한 폐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2012년 정신보건사업의 하나로 건전음주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의 추진 방향이나 세부적인 내용에는 알코올 관련 폐해를 입은 가족을 위한 구체적 사업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음주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단위의 예방과 치료의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사업의 계획과 수행에 앞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우리사회에서 음주에 대해 관용적이고 허용적인 태도를 감안할 때, 알코올 중독으로 판명되지 않은 알코올 남용과 알코올 의존상태에 있는 개인의 수는 예측보다 훨씬 많을 것임. 이들 가족이 받는 폐해는 사실상 개인의 사적 영역에 묻혀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아동학대 및 가족폭력의 문제가 동반되는 심각한 문제임.

▲실태조사 결과 알코올 관련 장애는 가족력이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과 현재 음주 당사자의 자녀들에게서 다양한 정서 부적응의 문제가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함.

▲알코올 문제가 있는 가족의 자녀를 위한 치료적 차원의 개별화된 프로그램이 필수적임. 제6차(2010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통계에 따르면 현재 음주를 하고 있는 학생 중 32.7%가 고위험 음주에 해당하고, 음주 경험 연령이 12.8세인 점을 감안할 때, 알코올 문제가 있는 가족의 자녀를 위한 예방과 치료 프로그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임.

▲이러한 알코올 문제 속에 있는 가족을 위한 진단과 사업은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에서 협력해 수행할 수 있는 과제임. 현재의 정신보건센터가 다양한 정신건강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점, 그리고 건강가정지원센터가 가족단위의 상담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사업은 지역사회 내 기관 연계 사업으로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임.

▲음주자 가족의 진단, 상담, 치료연계, 가족교육, 가족문화체험 사업에 이르기까지의 단계별 사업이 필요함. 특히 여기에는 자녀와 배우자를 위한 각자의 치료와 상담이 필요하며, 가족단위의 상담과 치료, 그리고 더 나아가 가족의 응집력을 강화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 체험사업이 필요함. 따라서 이제는 음주자 개인의 문제로 끝날 것이 아니라 가족단위의 사업으로 접근해야 하는 필요성을 인식해야 할 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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