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 ‘느린 학습자’로도 불리는 경계선 지능인, 그중에서도 홀로 아이를 키우며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 한부모의 자녀 양육을 돕기 위해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경계선지능 한부모·자녀 통합지원단’을 출범하고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다.
경계선지능 한부모가 양육자로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인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도움을 주는 ‘통합지원’을 시작하는 것으로 그동안 경계선 지능인과 한부모가족에 대한 각각의 지원은 있었지만, ‘경계선 지능인의 자녀 양육’에 초점을 맞춘 지원은 서울시가 최초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가 71~84로 지적장애(IQ 70 이하)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평균 지능에는 도달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중에서도 홀로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의도치 않은 부주의나 판단 미흡으로 아이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경계선 지능인 한부모 가정의 아이가 부모와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화상을 입기도 하고, 다른 이가 맡겨둔 개에 얼굴을 물리는 등 아이의 안전이 상당히 위태로운 사례가 있었다.
서울시 한부모가정은 총 28만5,878가구로, 이중 자녀 양육에서 안전이 우려되는 경계선 지능 한부모는 약 4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인구의 13.6%를 경계선 지능인으로 추정시)
24일부터 도움이 필요한 한부모라면 누구나 전화나 카카오톡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경계선 지능이 의심되는 한부모 본인뿐 아니라, 지인이나 지역사회 사례관리 기관 등 누구나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서울시는 체계적인 상담과 사례관리를 위해 한부모가족지원센터 내 ‘서울시 경계선지능 한부모·자녀 통합지원단’을 신설해 상담창구 운영 및 사례관리 등을 진행해 나간다.
한부모가족지원센터는 사업시작 전 경계선지능 한부모 유관단체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현장 사례를 청취하고 사업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사)느린학습자시민회와 (사)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는 서울시 통합지원단의 사례관리위원회에 참여하여, 현장경험 등을 바탕으로 경계선지능 한부모 사정에 맞춘 사례관리 솔루션을 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시와 ‘약자가구 동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한국경제인협회에서는 지난 6월18일 한부모가족 및 종사자를 위한 교육‘스맘파(Successful Moms' Parenting) 멘토링데이’를 추진하면서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종사자 50명을 대상으로 '경계선지능인의 이해'교육을 진행해 종사자들이 경계선지능인에 대해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도운 바 있다.
경계선지능 한부모·자녀 통합지원은 전용 상담창구(전화‧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상담과 검사 후 사례관리위원회를 통해 개인별 맞춤 방안을 마련해서 지원해주는 프로세스로 추진된다.
우선, 상담 → 의심군 선별 → 검사를 거쳐 경계선 지능(IQ71~84)으로 판정받은 한부모를 대상으로 사례관리위원회에서 가구별 사정, 당사자의 양육 의지,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맞춤 솔루션을 제공한다.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가장 적합한 양육환경 제공에 초점을 두고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사례관리위원회의 의견을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계선지능 한부모가 지역사회에서 직접 양육하기를 희망하는 경우 ‘한부모가족지원센터(통합지원단)’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일시적으로 주거와 생계를 필요로 하는 경우 ‘한부모가족복지시설’로 연계하며 ▴불가피하게 직접 양육이 곤란한 상황인 경우 ‘가정위탁’ 및 ‘아동복지시설’에 연계하여 자녀 양육을 지원한다.
지역 사회 거주 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에서 양성·운영하는 전문코디네이터가 1:1 가정방문을 통해 생활지원, 정보제공, 모니터링 역할을 수행한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동만 분리되어 시설 등에 보호될 경우, 지역사회에서 보호자가 고립되지 않도록 사회보장제도와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지역자원 으로 연계한다.
자녀의 성장 시기별 자극 결여 등으로 인해 발달지연이 우려되는 경우엔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 등 전문 기관 개입을 통해 자녀의 균형성장을 지원한다. 사례관리 또는 연계기관을 통해 가정이 모니터링 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촘촘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경계선지능 한부모도 적절한 양육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일반인과 다르지 않게 부모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다”며 “서울시는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경계선 지능 한부모와 자녀에 대한 지원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약자와의 동행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